우주에서 보낸 첫 며칠,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2부

테크 / ESSAY

우주에서 보낸 첫 며칠,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2부

지구 궤도의 점검부터 달 전이 분사까지, 오리온의 첫 며칠

작성 수정 by ivorysh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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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 가는 우주선의 조종과 선내 생활, 한국의 참여가 궁금한 분.

우주에서 보낸 첫 며칠,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2부

The crew of Artemis 2

한국시간 4월 2일 오전 7시 35분, 오리온을 실은 SLS가 발사됐다. 약 8분 뒤 주 엔진이 꺼졌고, 이후 상단 로켓의 기동을 거쳐 오리온은 높은 지구 타원 궤도에 올랐다. 지구가 창밖에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이다.

발사 직후, 첫 8분의 물리학

SLS 로켓이 불을 뿜는 순간부터 주 엔진이 꺼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8분이다. 우주선이 궤도에 머물려면 고도에 맞는 충분한 수평 속도를 얻어야 한다. 지구 저궤도에서는 대략 시속 28,000km에 이른다.

발사 직후 오리온의 태양전지판(SAW, Solar Array Wings) 4개가 순서대로 전개됐다. 비행 팀이 휴스턴에서 확인 신호를 받는 순간, 오리온은 독립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코흐와 핸슨은 바로 이 시점부터 좌석 안전벨트를 풀고 생명유지장치 (물 공급 시스템, 소화 마스크, 화장실) 를 하나하나 점검하기 시작했다.

우주에서 화장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 880만 파운드의 추력이 사라진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다. 심우주 탐사의 현실은 이렇게 구체적이다.

첫 단계
발사 뒤 약 8분에 주 엔진 작동 종료. 높은 지구 궤도에서 점검한 뒤 약 25시간 후 달 전이 분사.

근접 기동 시연, “차를 시운전하다”

궤도 진입 약 3시간 24분 후, 오리온이 ICPS(임시 극저온 추진 스테이지, 로켓 상단부)에서 분리됐다. 이 소진된 상단부는 사실상 연료를 다 쓴 빈 깡통이다. 그런데 NASA는 이 깡통을 버리지 않고 표적으로 삼았다.

파일럿 글로버와 사령관 와이즈먼이 조종간을 잡고 오리온을 이 빈 상단부 주변에서 약 75분간 기동했다. 최근접 거리 10미터까지 접근하며 우주선의 수동 조종 능력을 평가하는 이른바 “근접 기동 시연(Proximity Operations Demonstration)”이다.

이 시연에서는 승무원이 직접 조종하며 우주선의 반응과 성능을 확인했다. 새 차를 시운전하듯, 실제 비행에서 조종감을 익히는 과정이다.

이 기동은 후속 임무의 도킹을 준비하는 데 중요하다. 개편된 계획에서 아르테미스 3은 2027년 지구 저궤도에서 오리온과 상용 달 착륙선의 도킹을 실증할 예정이다. 빈 상단 로켓을 표적으로 한 연습이 그 준비 과정에 해당한다.

반 알렌 대, 보이지 않는 장벽

오리온이 고도를 높이며 지구 타원 궤도를 돌기 시작하면, 우주선은 반 알렌 복사대(Van Allen Radiation Belts)를 통과하게 된다. 지구를 두르고 있는 이 고에너지 입자 지대는 지구 자기장에 붙잡힌 양성자와 전자들로 가득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 고도 약 400km에 머무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복사대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2는 이 장벽을 통과한다. 달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문이다. NASA가 이번 미션에서 가장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는 데이터 중 하나가 바로 이 구간에서 승무원이 받는 방사선 피폭량이다. 화성까지 가는 여정을 위해선 이 수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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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I,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다

발사 약 25시간 30분 후, 이 미션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오리온의 주 엔진인 유럽 서비스 모듈(ESM) 엔진이 5분 50초간 점화됐다. 달 전이 분사, TLI(Trans-Lunar Injection)다.

이 분사로 오리온은 달을 향하는 자유귀환 경로에 올랐다. 달의 중력으로 경로가 휘어 지구 쪽으로 돌아오도록 설계됐지만, 비행 중 필요한 궤도 수정과 귀환 준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TLI 이후에는 곧바로 지구로 돌아오는 선택이 어려워진다. 예정된 귀환 경로를 유지하며 우주선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승무원에게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달까지 4일, 떠 있는 실험실

TLI 이후 오리온은 약 4일에 걸쳐 달을 향해 자유비행한다. 중간에 엔진을 쓸 일이 거의 없다. 뉴턴의 법칙이 나머지를 알아서 처리한다.

이 4일이 단순한 이동 시간은 아니다. 승무원들은 비상 우주복 착용 절차를 훈련하고 달 표면 관측 계획을 검토한다. AVATAR 실험에는 승무원의 세포로 만든 장기 칩도 실렸다. 우주 환경의 영향을 살피기 위한 실험이며, 시료의 분석은 지상 대조군과 비교해 진행한다.

4일 동안 지구는 창밖에서 점점 작아진다. 지구와 달 사이의 넓은 공간을 건너는 네 사람을 떠올리면, 익숙한 거리 감각이 흐려진다.

우주에서 보낸 첫 며칠,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2부

라그랑주 포인트
T+
3h 24m
ICPS 분리 및 근접 기동 시작
로켓 상단부에서 오리온이 분리. 약 75분간 수동 조종 기동 시연. 10m까지 근접.
T+
~5h
큐브샛 4기 방출 · K-RadCube 독립 비행 시작

아르헨티나·독일·사우디아라비아·한국의 큐브샛을 방출했다. K-RadCube도 독립 비행을 시작했으나 정상적인 관측 데이터 수신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T+
~25.5h
TLI 점화, 달을 향해 출발
약 6분간 주 엔진을 점화해 달을 향하는 경로에 진입했다. 이후 약 4일간 항행했다.
D+
3~6일
심우주 자유비행 · 선내 실험 진행
무중력 생체실험 AVATAR 등 과학 임무 수행. 긴급 우주복 착용 훈련. 달 관측 계획 최종 검토.

유럽이 만든 공기, 한국이 측정하는 방사선

이 미션에는 여러 나라가 참여했다. 오리온의 공기·물·전력 공급과 추진을 맡는 유럽 서비스 모듈은 ESA가 제공했다. 캐나다인 핸슨이 승무원으로 탑승했고 한국의 K-RadCube도 함께 발사됐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참여국들의 우주 활동 원칙을 담은 합의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과는 구분된다.

한국은 아르테미스 협정 참여국이다. K-RadCube는 심우주 탐사에 필요한 방사선 자료를 얻기 위한 시도였지만, 발사와 관측 성공은 구분해야 한다. 우주항공청의 4월 3일 발표에서는 비정상적인 상태 정보가 수신됐고 정상 교신을 계속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발사와 관측 위성이 분리됐다는 사실과 정상 교신·관측에 성공했다는 것은 다른 단계다.

우주에서 보낸 첫 며칠,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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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Connection
K-RadCube, 반 알렌 대를 측정하는 한국의 큐브샛

이번 아르테미스 2 미션에는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개발한 큐브샛 K-RadCube가 탑재됐다. 신발 상자 크기의 이 위성은 오리온이 ICPS를 분리하면 함께 우주로 방출된다.

K-RadCube는 여러 고도에서 우주 방사선을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인체 조직을 모사한 소재의 선량계로 우주인이 받을 방사선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 목표였다. 다만 관측 목표를 실제 달성한 결과처럼 읽어서는 안 된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위성 본체를 개발했고, KT SAT이 지상국 운용에 참여했다. 국내 반도체 부품을 고궤도 방사선 환경에서 시험하는 목표도 있었다. 앞서 달 탐사선 다누리도 지구에서 달까지 비행했으므로, 한국 위성 최초의 반 알렌 복사대 통과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KASI,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KT SAT, 삼성전자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

여담

K-라드큐브는 한국 시간 2일 오전 7시 35분 아르테미스 2호와 함께 발사됐으며, 같은 날 오후 12시 58분 고도 약 4만㎞ 지점에서 분리됐다. 이후 우주항공청 (KASA)은 해외 지상국 안테나를 활용해 초기 교신을 시도했다.

첫 신호는 2일 오후 2시 30분께 스페인 마스팔로마스 지상국에서 포착됐다.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 57분에는 미국 하와이 지상국에서 위성으로부터 비정상적인 텔레메트리 정보를 수신했다. 텔레메트리 정보는 위성의 상태를 보여주는데, 당초 수신이 기대됐던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르테미스 2 연재 2부 | 2026. 04. 04

다음 편: 달의 뒷면.

참고 자료

NASA, 달 전이 분사

우주항공청, K-RadCube 교신 현황

원문에 함께 소개한 자료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할 우주방사선 측정용 큐브위성(K-RadCube) 개발 위해 국내 기업 함께 한다 | 보도자료 | 고객참여 | 한국천문연구원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할 우주방사선 측정용 큐브위성(K-RadCube) 개발 위해 국내 기업 함께 한다! – 7일 업무협약 체결…국내 4개 기업 협력 ■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이하 ‘천문연’)이 아르테미스 2호 프로그램에 탑재할 우주방사선 측정용 큐브위성(K-RadCube)의 부탑재체 개발을 위해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 천문연은 7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아르테미스 2호 탑재 큐브위성 부탑재체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2일 우주항공청이 발표한 미국 항공우주청… www.kasi.re.kr

아르테미스 2호 탄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 정상 교신 불발 아르테미스 2호 탄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 정상 교신 불발 www.google.com

이어서 읽기

54년 만의 귀환,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1부

달의 뒷면에서 지구를 잃다, 아르테미스 2가 쏘아올린 것들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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