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1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독서 / ESSAY

허무 1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허무를 느끼던 시기에 《어린 왕자》, 《체인소 맨》, 조지의 음악을 함께 떠올린 기록.

작성 수정 by ivorysh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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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만화, 영화, 음악을 넘나드는 개인적인 감상을 좋아하는 분께 권합니다. 다섯 편으로 이어지는 연재의 출발점입니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뭐랄까.. 요즘 개인적인 일도 일이지만 참 세상 허무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20대 때는 ‘나는 누구인가’에 집착했는데 30대가 되니까 방향성 자체에 대한 고민이 크다. 그래서 현상학에 더 관심이 가고 자꾸만 카뮈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진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삶을 살아가는 주체인 ‘자아’ 보다 외부로 뻗어나아가, 삶 자체를 사유하거나 고민하는 것이 현대사회 공통적 현상이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참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 이 사회는 쉽게 말해 ‘집단적 허무주의 아성에 무너짐을 선언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한국이 유독 심해서 그렇지 딱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허무 1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2022년 최고의 영화, 각종 상도 휩쓸었다. 이거 보니까 포스터 갖고 싶네

영화와 유튜브에서 느낀 허무

2022년 극장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봤다. 사람에 따른 감상은 존중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보고 2022년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보다 쉽게 작금의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영화는 없기 때문에. 위에 내가 말한 ‘집단적 허무주의 아성에 무너짐을 선언한 사회’를 너무나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와 현대사회 허무주의를 이야기 함에 있어 유튜브 만큼 좋은 소재는 없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등장과 함께 바로 결제를 시작한 입장으로 유튜브는 나의 스승이자 친구이자 동료이다. 유튜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즐기며 살아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통이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에는 천재들만 넘치고, 부자들만 넘치게 되었다. 간혹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등장 하지만 그들이 구독자 1만, 10만을 달성하는 순간 우리의 뇌는 다르게 작동한다. ‘이제 그지 아니겠네?’ ‘와 돈 X 잘 버네.’ 유튜브는 우리의 세계를 동네에서 전세계로 넓혀줌과 동시에 비교도 전세계로 넓혀버렸다. 예전에는 ‘옆집 철수는 서울대 갔더라..’ 가 비교였다면 이제는 ‘서울대 졸업, 삼성 퇴직 후 연봉 이상을 법니다’가 비교 대상이 되었다.

조지의 음악과 영상

이런 유튜브 하면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아티스트는 미술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하는 사람으로, 그 아티스트는 바로 조지(Joji)다. 그는 원래 유튜브에서 Filthy frank 라는 채널명으로 활동하던 소위 말하는 미친놈 유튜버였다. 외국의 김X일 같은 놈이라고 할까? 그의 채널에 등장하는 핑크가이는 해외에서 밈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허무 1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Filthy Frank 로 활동하던 당시

아티스트 Joji

그러던 그는 갑자기 어느 날 유튜브 활동을 전면 중단한다. 이후에는 필티 프랭크 활동을 뒤로하고 음악에 집중했다. 그는 앨범을 내며 정식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힙하다는 공간에서 들을 법한 노래를 내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후로 그가 보여준 음악과 영상들은 사랑을 이야기하며 친구들과의 즐거움, 성공에 대한 자신감, 의지 등도 담겨있지만 이 모든 것이 허무하다. 그런 그의 음악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Glimpse of us’ 이다. 음악도 좋지만 MV가 너무나 좋다. (물론 개인에 따라 어지럼증이나 역겨움을 동반할 수도) (하지만 음악을 MV와 함께 감상해야 이 노래의 진가가 드러난다.)

어린 왕자로 시작하는 연재

나는 오랜만에 돌아온 블로그에서 ‘허무’에 대해.. 어린왕자를 중심으로 몇 가지 타 장르들을 섞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허무’라는 단어의 기표에만 의의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허무가 나쁘다고 말한 적은 없으니까.

추신: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어린왕자를 다시 읽자는 지인의 제안이었는데 어린왕자를 다시 읽다 보니 체인소맨이 생각이 났다. 앞으로 자주 등장하겠지만 체인소맨은 내가 우스개소리로 일본 최고의 만화라고 생각할 정도로 깊이가 있고 훌륭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 중에 시각요소, 사회 반영, 사회 풍자, 해학 점수가 있는데 이 부문에서 만점을 준 만화이다) 개인의 감상이니 이렇게도 작품을 감상하는 이가 있다 정도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이 글의 시점
원고를 쓰던 당시의 감정과 감상을 보존했습니다. 사회 전체에 대한 통계적 진단이나 작품의 유일한 해석을 제시하는 글은 아닙니다.

연재 이어 읽기

허무 2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허무 3편 (어린 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스포有)
허무 4편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허무 5편 마지막 (어린왕자와 체인소맨에 깃든 허무주의적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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